상하이 이심 고르고 출국 전에 설정하는 방법

상하이에서 살 때 친구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숙소 주소를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지도도, 메신저도 열리지 않았거든요. 요즘은 여행용 이심을 미리 사두면 이런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에서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만 보고 고르면 현지에서 필요한 앱이 열리지 않거나, 한국 번호로 오는 인증 문자를 놓칠 수 있습니다.
상하이 이심을 사기 전에 확인할 세 가지
먼저 휴대전화가 이심을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기종처럼 보여도 판매 국가와 세부 모델에 따라 지원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폰은 설정의 ‘셀룰러’에서 이심 추가 항목을, 갤럭시는 ‘연결’의 ‘SIM 관리자’에서 이심 추가 항목을 확인하세요. 통신사 잠금이 걸린 기기라면 다른 사업자의 이심을 쓸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은 상품의 종류입니다. 여행용 이심에는 데이터만 제공하는 상품이 많습니다. 이런 상품으로 지도 검색과 메신저 사용은 가능해도 중국 현지 전화번호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현지 번호로 전화하거나 문자를 받아야 하는 일정이라면 음성·문자 제공 여부를 별도로 봐야 합니다. 애플도 해외 방문객용 선불 데이터 이심과 중국 본토 통신사의 이심 개통을 구분해 안내합니다.
사용 기간이 언제 시작되는지 살펴보세요. 구매일, 휴대전화에 설치한 날, 현지 통신망에 처음 연결한 날 중 어느 시점부터 날짜를 세는지는 상품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5일 여행인데 유효 기간이 설치 즉시 시작되는 5일권을 사서 사흘 전에 켜면 귀국 전에 끝날 수 있습니다. 설치 시점과 개통 시점이 같은 말인지 판매 안내에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데이터 용량은 여행 동선에 맞춰 고른다
상하이에서는 이동할 때 지도를 보고, 결제 화면을 열고, 차량 호출 위치를 확인하는 일이 잦습니다. 호텔 와이파이만 믿기 어려운 건 이런 순간이 대부분 길 위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짧은 여행이라도 지도와 번역, 메신저를 하루 종일 쓰면 ‘최저 용량이면 충분하겠지’라는 계산이 빗나갈 수 있습니다.
상품을 비교할 때는 총용량과 하루 사용량 제한을 따로 보세요. ‘무제한’이라고 적혀 있어도 일정량을 쓴 뒤 속도가 낮아지는 상품이 있습니다. 안내에 적힌 고속 데이터 제공량, 속도 제한 조건, 소진 뒤 충전 가능 여부를 읽어야 합니다. 지도와 결제 위주인지, 영상 통화와 사진 업로드까지 할지에 따라 필요한 용량도 달라집니다. 동행자에게 핫스팟을 나눠줄 계획이라면 테더링 허용 여부도 빠뜨리기 쉽습니다.
중국에서 해외 앱을 쓸 예정이라면 접속 방식도 확인하세요. 일부 여행용 이심은 데이터를 중국 본토 밖의 망으로 우회해 연결합니다. 반면 현지 와이파이나 다른 회선으로 접속하면 같은 휴대전화에서도 해외 서비스의 접속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정 앱 사용이 꼭 필요하다면 ‘중국에서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보다 판매사의 해외 서비스 접속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출국 전 설치하고 도착 뒤 데이터 회선을 바꾼다
이심 설치에는 인터넷 연결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출국 전에 안정적인 와이파이에서 구매 안내에 따라 QR 코드를 등록해 두는 편이 편합니다. QR 코드가 한 번만 등록되는 상품도 있으니 설치한 이심을 시험 삼아 삭제하지는 마세요. 설치만 해두고 사용 시작은 현지 망에 연결될 때로 정해진 상품이라면, 출발 전에 준비해도 사용 기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해당 상품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상하이에 도착하면 휴대전화 설정에서 여행용 이심을 켜고 셀룰러 데이터 회선으로 지정합니다. 여행용 이심이 로밍망을 이용하는 상품이라면 그 회선의 데이터 로밍도 켜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 회선은 데이터 로밍을 꺼두고, 데이터 회선이 자동으로 한국 회선으로 넘어가는 설정도 확인하세요. 한국 번호로 인증 문자를 받아야 한다면 한국 회선을 유지할 수 있지만, 통화와 문자 요금은 가입한 통신사의 조건을 따릅니다.
아이폰은 ‘설정 → 셀룰러’에서 각 회선과 데이터 사용 회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는 ‘설정 → 연결 → SIM 관리자’에서 이심과 모바일 데이터에 사용할 SIM을 확인합니다. 메뉴 이름은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연결 직후에는 와이파이를 잠시 끄고 지도 검색처럼 데이터가 실제로 필요한 동작을 해보면 어느 회선이 작동하는지 알기 쉽습니다.
연결이 안 될 때는 회선부터 확인한다
공항에서 인터넷이 안 되면 QR 코드를 다시 찍고 싶어지지만, 먼저 설정을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여행용 이심이 켜져 있는지, 모바일 데이터 회선으로 선택됐는지, 해당 상품이 요구하는 데이터 로밍이 켜져 있는지 순서대로 보세요. 잠깐 비행기 모드를 켰다가 끄면 망을 다시 찾는 데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안 된다면 구매 안내에 적힌 개통 시점과 지원 망, 고객 지원 방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헷갈리는 것이 ‘인터넷은 되는데 특정 앱만 안 열리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이심 자체의 고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는지, 실제 데이터가 어느 회선으로 나가는지 먼저 보세요. 상하이에서는 같은 장소에서도 호텔 와이파이와 여행용 이심의 접속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필요한 말도 미리 알아두면 편하다
상하이에서 인터넷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网’입니다. ‘没有网’은 méi yǒu wǎng, 인터넷 연결이 없다는 뜻이고, ‘网络连不上’은 wǎngluò lián bu shàng, 네트워크에 접속이 안 된다는 말입니다. ‘网’을 무턱대고 한글로 ‘왕’이라고 외우면 성조와 모음 소리가 빠집니다. wǎng은 3성이라는 점까지 함께 기억하는 편이 실제 말소리를 알아듣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직원에게 와이파이를 물을 때는 ‘请问,这里有无线网吗?’라고 할 수 있습니다. qǐngwèn, zhèlǐ yǒu wúxiànwǎng ma? ‘실례지만 여기 와이파이가 있나요?’라는 뜻입니다. 다만 와이파이가 있다고 해서 휴대전화 데이터 연결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길에서 지도와 결제를 써야 할 때를 생각하면, 상하이 이심은 가격보다 내 휴대전화에서 제대로 켜지고 필요한 앱에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