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여행지 처음 간다면 이렇게 걸어보세요

Last Updated :
상하이 여행지 처음 간다면 이렇게 걸어보세요

상하이에 살 때 친구가 놀러 오면 첫날 저녁에는 늘 와이탄으로 데려갔습니다. 강 건너 고층 건물만 보여주려는 건 아니었어요. 뒤돌면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다시 강 쪽을 보면 전혀 다른 시대의 도시가 보이거든요. 상하이 여행지를 고를 때는 유명한 곳을 많이 찍는 것보다 이 대비를 느낄 시간을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와이탄에서 시작해 강 건너 루자쭈이까지

와이탄은 중국어로 外滩(Wàitān)입니다. 外는 4성, 滩은 1성이에요. 지도를 보여주며 ‘와이탄’이라고만 말하면 못 알아듣는 기사도 있지만, Wàitān이라고 발음을 분명히 하거나 한자를 보여주면 훨씬 빠릅니다. 상하이시 관광 안내에 따르면 이 강변 산책로는 약 1.5킬로미터입니다. 한 지점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가기엔 생각보다 긴 거리죠.

저라면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강변을 천천히 걷겠습니다. 강 서쪽의 옛 건물과 동쪽의 루자쭈이(陆家嘴, Lùjiāzuǐ)를 번갈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陆家嘴의 嘴는 3성이라 끝을 낮게 눌렀다가 올립니다. 이름이 길어 발음이 부담스럽다면 휴대전화 지도에 陆家嘴를 띄워 보여줘도 자연스럽습니다.

강을 건널 때는 지하철도 편하지만 여객선을 타면 두 강변의 위치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상하이시 교통 안내에는 와이탄 쪽 진링둥루 선착장과 푸둥 쪽 둥창루 선착장을 잇는 노선이 소개돼 있습니다. 다만 이 노선은 야간 관광선과 운영 시간이 다릅니다. 늦은 밤 강을 건널 생각이라면 그날의 운항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전망대까지 오를 계획이라면 상하이타워 118층 전망대도 선택지예요. 안개가 짙은 날에는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이 기대와 다를 수 있으니, 저는 날씨를 보고 표를 고릅니다.

예원에서는 정원과 상가를 구분해서 걷기

예원(豫园, Yùyuán)에 가면 의외로 ‘정원은 어디 있지?’ 하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사진에 자주 나오는 화려한 거리와 상가를 먼저 만나기 때문이에요. 상하이시 관광 안내에서도 예원 정원, 인근의 성황묘, 예원 상가를 각각 구분해 소개합니다. 고전 정원의 연못과 가산을 보고 싶다면 입장하는 곳을 확인해야 하고, 먹거리와 야경이 목적이라면 주변 거리만 걸어도 시간을 꽤 쓰게 됩니다.

정원은 밝을 때 들어가는 편이 세부를 보기 좋습니다. 지붕선, 담장에 난 창, 바위 배치를 찬찬히 보면 번화한 상가 바로 옆인데도 걸음이 느려져요. 예원 주변을 본 뒤 와이탄으로 이동하면 옛 정원에서 강변의 근대 건축으로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두 곳을 같은 날 묶는 이유가 단지 유명해서만은 아닙니다.

표를 사야 하는지 헷갈릴 때는 ‘这里需要买票吗?(Zhèlǐ xūyào mǎi piào ma?)’라고 물으면 됩니다. ‘여기 표를 사야 하나요?’라는 뜻이에요. 예원 일대 전체가 하나의 입장권으로 움직이는 곳은 아니어서 ‘예원은 무료래요’ 같은 말만 믿으면 정원 입구에서 당황하기 쉽습니다. 특별 행사나 야간 프로그램은 입장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캉루는 목적지보다 걷는 시간이 좋다

도심의 속도를 조금 낮추고 싶으면 우캉루(武康路, Wǔkāng Lù)로 갑니다. 武와 路의 성조는 각각 3성과 4성이에요. 상하이시 관광 안내가 소개하는 이 거리에는 여러 시대의 주택과 건물이 이어집니다. 한 건물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골목으로 눈을 돌려야 이 동네가 주거지라는 사실이 보입니다.

저는 우캉루를 걸을 때 카페 한 곳과 걷는 방향만 정합니다. 사진으로 본 건물을 전부 찾으려 하면 신호등을 건너고 사람을 피해 움직이는 일만 남거든요. 오래된 집의 창문이나 나무 그늘을 보며 걷다 잠깐 쉬는 정도가 이 거리와 잘 맞습니다. 실제로 주민이 사는 곳이니 출입문 앞을 막고 오래 촬영하거나 골목 안쪽을 관광 시설처럼 드나드는 건 피하는 편이 좋고요.

길을 물을 땐 ‘武康路怎么走?(Wǔkāng Lù zěnme zǒu?)’라고 하면 됩니다. 교재의 긴 문장보다 ‘장소 이름+怎么走?’가 거리에서는 쓰기 편해요. 怎么走는 ‘어떻게 가나요?’라는 뜻입니다. 상대가 빠르게 설명하면 ‘可以说慢一点吗?(Kěyǐ shuō màn yìdiǎn ma?)’라고 덧붙이세요. ‘조금 천천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라는 말이라 길을 다시 들을 때 유용합니다.

하루를 더 쓸 수 있다면 주자자오

고층 건물과 번화가를 본 뒤 시간이 하루 남는다면 주자자오(朱家角, Zhūjiājiǎo)가 좋습니다. 상하이 중심부에서 떨어진 수향 마을이라 도심 일정 사이에 짧게 끼워 넣기보다는 반나절 이상 여유를 주는 편이 낫습니다. 상하이시 관광 안내는 이곳의 다리와 수로, 오래된 거리를 볼거리로 소개합니다. 실제로 큰 다리 위에서 한 번, 작은 골목 안에서 한 번 풍경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배를 탈 생각이라면 먼저 가격과 운항 구간을 확인하세요. ‘坐船多少钱?(Zuò chuán duōshao qián?)’은 ‘배 타는 데 얼마예요?’라는 뜻입니다. 多少(duōshao)는 여기서 ‘얼마’라는 질문이 되죠. 또 먹을 것을 가리키며 ‘这个是什么?(Zhège shì shénme?)’라고 물으면 메뉴판의 한자만 붙들고 있을 때보다 대화가 쉽게 시작됩니다.

일정이 짧다면 주자자오까지 무리해서 넣지 않아도 됩니다. 첫날은 예원과 와이탄, 다음 날은 우캉루와 주변 거리를 걷는 정도면 상하이의 서로 다른 얼굴을 충분히 볼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상하이는 유명 건물 하나보다 그 사이를 걸으며 들리는 말과 달라지는 거리의 분위기에 더 오래 남아 있습니다.

상하이 여행지 처음 간다면 이렇게 걸어보세요 - 요약
상하이 여행지 처음 간다면 이렇게 걸어보세요 | 중국어노트 : https://stpaulshanghai.co.kr/207
중국어노트 © stpaulshanghai.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