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k 단어장 무료로 구해 제대로 외우는 방법

상하이에 살 때 어학원에서 단어를 꽤 외운 학생이 길거리 과일 가게에서 사과 한 봉지를 못 산 적이 있습니다. 买 mǎi를 말하려는데 성조가 흔들려 卖 mài처럼 들렸고, 가게 주인은 물건을 팔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였죠. 단어장에는 분명 ‘사다’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 대화에서는 소리가 뜻을 가른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무료 단어장을 찾을 때도 단어 수보다 발음과 쓰임을 확인하라고 말합니다.
무료 단어장은 어디서 찾을까
먼저 응시할 HSK 급수를 정한 뒤, HSK 운영 기관의 시험 안내에서 해당 급수에 적용되는 어휘 기준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검색 결과에 ‘HSK 단어장 무료’라고 쓰여 있어도 어느 시험 기준으로 만든 자료인지는 제각각입니다. 파일 제목에 급수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외우기 시작하면, 시험 준비 범위와 다른 단어에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무료 자료를 찾는 경로는 공개 어휘 자료, 도서관 전자자료, 학습 서비스의 무료 단어 목록 정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내려받을 수 있는 표가 있다면 편집하기 쉽고, 음성이 제공되는 목록은 발음을 확인하기 편합니다. 한 파일에 모든 기능이 들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휘 목록을 기준으로 삼고, 듣기가 필요한 단어만 음성 자료를 곁들이면 됩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이미지 파일은 조심해서 봅니다. 병음의 성조 표시가 빠지거나 간체자와 번체자가 섞인 경우가 있고, 한국어 뜻이 하나만 적혀 있어 문장에서 어떻게 쓰는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무료라는 점보다 내가 확인하고 고칠 수 있는 자료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내려받기 전에 이 세 칸을 확인하세요
제가 단어장을 고를 때 먼저 보는 것은 한자, 성조가 표시된 병음, 짧은 예문입니다. 이 셋 가운데 하나가 비어 있으면 암기용 목록으로는 쓸 수 있어도 회화까지 연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会 huì에 ‘할 수 있다’만 적혀 있으면 我会说中文이라는 문장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我中文说得不太好처럼 실제로 자신의 중국어 실력을 설명하는 방식까지는 그 한 줄에서 배우기 어렵죠.
- 한자는 간체자로 일관되게 적혀 있는가
- 병음에 성조 표시가 있고, 음성을 확인할 수 있는가
- 예문이 짧고 자연스러우며 단어의 쓰임이 드러나는가
뜻이 여러 개인 단어라면 한국어 번역을 길게 늘어놓은 자료보다 예문 두 개가 있는 자료가 낫습니다. 또 예문이 지나치게 격식을 차렸다면 일상에서 그대로 말해도 되는지 따로 확인합니다. 시험 문제를 읽는 데 유용한 표현과 가게에서 바로 꺼낼 표현은 겹치기도 하지만 늘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단어장 여백에 ‘시험에서 읽기’, ‘대화에서 말하기’처럼 짧게 표시해 둡니다.
뜻을 가리기 전에 소리부터 익힙니다
학생들에게 새 단어를 보여 주면 대부분 한자를 보고 한국어 뜻부터 찾습니다. 읽기 시험을 준비할 때 필요한 과정이지만, 거기서 멈추면 입에서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새 단어를 처음 만난 날에는 음성을 듣고 병음을 보며 두세 번 따라 말한 다음 뜻을 확인해 보세요.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글자와 소리를 함께 기억하기 쉬워집니다.
성조는 한글로 비슷하게 적어 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마이’라고만 써 놓으면 买 mǎi와 卖 mài의 차이가 사라집니다. 두 단어를 카드 앞면에 각각 적고, 뒷면에는 뜻과 짧은 문장을 붙여 보세요. 소리를 들은 뒤 어느 글자인지 고르는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혼자 공부한다면 음성을 듣고 바로 따라 말하는 시간을 하루 5분만 따로 잡아도 좋습니다.
단어 하나의 성조를 정확히 말하는 것과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不 bù는 뒤에 4성이 오면 不是 bú shì처럼 소리가 바뀝니다. 단어장에 不 bù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모든 문장에서 같은 소리로 읽으면 어색하게 들릴 수 있죠. 이런 변화는 규칙을 외운 뒤 예문을 통째로 듣고 따라 하는 편이 훨씬 빨리 익습니다.
하루 분량은 시험까지 남은 날에 맞춥니다
무료 단어장을 받으면 첫날부터 수십 개씩 외우려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다시 만나면 앞에서 외운 단어의 소리부터 흐릿해진 경우가 흔합니다. 저는 새 단어를 하루 15개 정도로 시작하고, 전날 단어를 확인한 뒤 새 목록으로 넘어가게 합니다. 이미 익숙한 단어가 많다면 양을 늘려도 되지만, 기준은 ‘오늘 몇 개를 봤나’보다 ‘며칠 뒤에도 알아듣나’입니다.
복습할 때는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한자를 보고 뜻을 말하는 것만 반복하지 말고, 뜻을 보고 중국어로 말하고, 음성을 듣고 글자를 고르고, 마지막에는 짧은 문장에 넣어 봅니다. ‘기다리다’를 외웠다면 等 děng만 적는 데서 끝내지 말고 等一下 děng yíxià를 소리 내어 말하는 식입니다. 누군가를 잠깐 기다리게 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덩어리로 기억됩니다.
HSK를 앞두고 있다면 틀린 단어만 따로 모은 작은 목록이 특히 쓸모 있습니다. 성조를 틀렸는지, 뜻은 알지만 문장에서 못 찾았는지 표시해 두면 다시 볼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단어장 파일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안의 글자를 듣고 말하고 문장에서 다시 만나는 시간이 쌓여야, 시험장 밖에서도 내 중국어가 됩니다.
